영원한 명시
170편
잊었노라
한용운
먼 훗날 당신이 찾을 때 화자는 "잊었노라"고 답하지만, 실제로는 그리움과 믿지 못함 속에서 계속 기억하고 있다는 역설적 내용을 담은 시이다. 이 작품은 동양인, 특히 한국인의 깊은 한과 그리움을 표현하고 있다.
접동 접동 아우래비 접동
김소월
의붓어미의 시샘으로 죽은 누나가 접동새가 되어, 죽어서도 잊지 못한 아홉 명의 남동생들을 그리며 밤마다 슬피 우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육친애의 정한을 주제로 하며, 1923년 3월 '배재' 2호에 수록된 졸업 기념작으로 추정된다.
산에는 꽃 피네
김소월
산에서 피고 지는 꽃을 통해 고독하고 순수한 삶을 표현한 시이며, 계절의 순서를 뒤바꾼 것은 꽃의 화사함이 중요하지 않음을 나타낸다. "저만치"는 세상의 허황함과 명리로부터의 거리감을 의미하며, 꽃이 피고 지는 과정을 통해 모든 것이 변한다는 제행무상의 이치를 노래하고 있다.
이별가
한용운
헤어지는 연인을 말없이 보내면서 진달래꽃을 뿌려주고, 떠나가는 발걸음을 밟게 하며 이별의 슬픔을 체념으로 승화시킨 시이다. 고려 속요 '가시리'의 전통을 이으면서 이별의 정한을 주제로 하고 있다.
초혼
김소월
김소월의 시 「초혼」은 돌아오지 않는 사랑하던 사람을 부르는 화자의 그리움과 한을 표현한 작품이다. 시인은 산 위에서 끝끝내 전하지 못한 말을 담아 반복적으로 그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깊은 설움과 원한을 노래한다. 죽은 혼을 부르는 '초혼'의 의식처럼, 시인은 선 자리에서 돌이 되어도 계속 부를 것 같은 절절한 그리움의 한을 드러낸다
꿈
변영로
깨어있는 세상에서 만날 수 없는 그리운 사람을 꿈에서나 만나기를 바라지만, 꿈마저 흔들려 그 사람은 점점 멀어진다. 작가는 젊은 조선의 지도자들에게 인생은 유희가 아닌 분투이며, 도락이 아닌 노고임을 명심할 것을 당부한다.
조선의 마음을 어디 가서 찾을까
허두
조선의 마음을 찾기 위해 여러 곳을 찾아다니는 시인의 모습을 담은 시로, 조선의 마음은 지향할 수 없고 설픈 마음이라고 표현한다. 1924년 출판된 시집 '조선의 마음'의 서시로, 개화기 지성인의 고민을 담고 있으며 출판 직후 판매 금지 처분을 받았다.
말님
남궁벽
화자는 침묵하고 온순하게 짐을 나르는 말의 운명이 너무 안타까우며, 사람과 말이 서로 입장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1922년에 발표된 이 작품은 독특한 발상으로 주목되며, 27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남궁벽이 남긴 10여 편의 작품 중 하나로 재평가될 가치가 있다.
첫날 밤
오상순
이 시는 첫날 밤의 남녀 관계를 단순한 속세의 일이 아니라 태초 생명의 비밀과 열반의 경지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아야....야!"라는 외침을 통해 생명의 탄생과 종교적 깨달음의 순간을 동시에 표현하고 있다.
흐름 위에 보금자리 친 오! 흐름 위에 보금자리 친 나의 혼
공초
흐름 위에 근거를 잡은 화자의 혼이 바다 없는 곳에서 마음속으로 바다를 그리며 그리워하고, 옛 성 위에서 멀리 보이는 바다를 응시하며 현실을 초월한 또 다른 세계로 들어가고자 한다. 이 시는 허무와 방랑의 정신을 담고 있으며, 세속을 떠나 현실을 도피한 이상의 세계에 대한 동경을 주제로 한다.
칠월 칠 일 칠석날에
황석우
칠석날 견우와 직녀가 높은 하늘에서 만나는 비밀을 주제로 한 이 글은, 전설의 로맨스 이야기 표면 아래 잃어버린 조국을 향한 그리움을 담고 있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 멀고 높은 곳에서 만나는 두 별의 이야기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를 넘어 더 깊은 의미를 지닌다.
어느 날 내 영혼의 낮잠터되는 사막의 위 숲 그늘로서
황석우
파란 털의 고양이가 사막 같은 현실 속에서 고통받는 "나"의 영혼을 사랑으로 구원하겠다고 말하는 내용의 시로, 긍정적 자아(고양이)가 부정적 자아(나)를 사랑의 힘으로 구원하는 주제를 담고 있다. 사막은 고뇌에 찬 현실을 상징하며, 궁극적으로 사랑을 통한 영혼의 구원을 추구한다.
삼수갑산
안서
함경도 벽촌인 삼수갑산에 가고 싶으나 산이 첩첩이 싸여 있어 갈 수 없는 답답함을 표현한 민요적 애구의 시이다. 새라면 날아서 갈 수 있을 터인데 그러지 못하고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하는 심정을 담고 있으며, 이는 한국시의 고유한 정조인 애수를 잘 드러낸다.
포구 십 리에 보슬보슬 쉬지 않고 내리는 비는
김억
포구에 내리는 보슬비가 여름 한나절을 적시며, 이는 그리운 사람의 눈물처럼 표현되는 감상적 서정시이다. 비-눈-물-낭군-그리움으로 이어지는 이미지를 통해 향토색 짙은 배경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노래한다.
오다 가다 길에서 만난 이라고
김억
이 시는 길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 꿈에서 만난 사람을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는 옛 정을 노래한 민요풍의 정형시이다. 7.5조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우리말의 리듬감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한국인 특유의 인정미를 표현하고 있다.
시원
김억
동해의 바닷물이 모래밭에 스며드는 모습을 담은 시로, 화자가 그 물로 여러 번 손을 씻으며 바다를 찬미하는 낭만적 작품이다. 7.5조의 정형시이며 민요풍으로 읊어진 이 시는 1935년 2월에 수록되었다.
물레나 바퀴는 실실이 시르렁
안서
물레와 바퀴가 도는 것처럼 인생도 시름 속에서 반복되며, 꿈 같은 세상의 실마리는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내용의 민요조 서정시이다. 안서는 약 300여 편의 시를 발표했으며, 그의 민요조 서정시는 김소월, 홍사용, 김동환 등과 함께 한때 한국 시의 주류를 이루었다.
푸른 나뭇잎에 내려 쌓이는 남국의 눈이 옵니다
주요한
남국의 이른 눈이 푸른 나뭇잎에 소복이 내려앉아, 마치 설운 꿈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을 묘사한 시이다. 주요한은 때를 벗지 못한 우리나라 시에 근대시다운 근대시를 창시하여 문학사에 전환기를 마련했으며, 그의 작품에는 항상 맑은 빛과 지성의 정서가 흐른다.
아침 황포강
주요한
아침 황포강 가에서 기선의 슬픈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고, 물결은 춤을 추며 안개 속에서 기선이 떠나간다. 작가는 과거 우리 사회의 노래 형식 문학 중 중국의 모방을 벗어난 민요와 동요가 가장 예술적 가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안개 속에 돛 달고 가던 배
주요한
안개 속에서 사라져간 배처럼 돌아오지 않는 어린 시절의 꿈을 그리워하는 향수적인 내용의 시이다. 주요한의 이 작품은 서구 현대시보다는 한국 전통시의 서정성과 언어를 바탕으로 낭만적이고 감상적인 표현으로 이루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