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 men see things as they are and say, "why?" I dream things that never were and say "why not?""

- George Bernard Shaw

RIIM

가을 허수아비의 침묵

강용원 간사 1998-01-15 조회 1205

가을 허수아비의 침묵 속에서 저자는 자신의 의무를 다하고도 자랑하지 않는 겸허함을 찬양하며, 대선 바람과 탐욕정치로 허탈감에 빠진 한국 사회의 현실을 비판한다. 엘리트들의 출가와 같은 염세적 도피주의를 부정하며, 세상의 모순 속에서도 의욕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 싸우는 것이 진정한 삶의 의미라고 주장한다.

- 탐욕에 묻힌 사회, 덧 없고 허무한 것이 어디 '엘리뜨(?)들' 뿐이겠는가 -

가는 세월을 붙잡으려는 듯 가을 들녘에 허수아비 두 팔 벌리고 서 있다. 봄부터 들판을 지켜준 고마운 허수아비, 남루해진 옷도 아랑곳없이 보람처럼 가고 있는 한 세월을 끌어안고 싶은 것만 같다.

그러나 한철의 의무를 다했을 뿐 한마디 자랑하는 말도 없이 의연한 침묵의 자세다. 펌킨 들판에 황금 알을 지켜주고 옥수수 밭에 알곡을 지켜준 댓가도 기대하지 않는 초연한 모습이 다.

만산홍엽의 찬란한 가을도 황금 물결치는 오곡백과의 여문 보람도 미련에 연연하지 않으려는 듯 축 제의 만세라도 불러 주려는 제 분수를 알고 있는 겸허한 차림 세다.

우리는 가끔 성취 다음에 오는 허탈감을 잘 다스리고 갈무리하는 법을 모르고 살 때가 많다. 그 근 원은 물론 우리들의 어쩔 수 없는 이기심의 집착에 있다. 그러나 이기적 의욕이 없으면 사회구조에 역학동력이 형성되지 않는 것이 민주주의 기회균등 경쟁사회의 원리현상이기도 하다. 모순속의 성장 원리다.

대선 바람에 휘말려 있는 고국의 현실은 총체적 혼미, 평범한 삶의 틀에 '허무'한 공허 속으로 무서 운 시니시즘 속에 냉소적 비관의 세상을 만들어 놓고 있다. 민주주의는 그렇게 해야 발전한다는 변 명의 꼬리표를 항상 달고 있는 말이다. '말 바꾸기', 찰떡 같던 선거'공약이 빈공약(空約)'이 되어버리는 정치 상습적 거짓말속에 더 이상 속 을 국민은 이제 없는 것 같다. 그러기에 오히려 대선 기대보다 대선 허탈이 앞서고 있는 것이다. 국 가의 틀을 이룰 정치구조는 세계 속의 국민의 복지를 위해 그 어느 화면보다 액티브 화면이기 때문 에 온 국민의 관심이 모여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는 너무도 박살난 찢어진 모습에 진 저리가 나있는 정치 얼굴이다. 오히려 말없이 미련 없이 서있는 가을 허수아비의 침묵이 믿음직스럽게 보인다.

의욕과 도전을 불러 일으켜 주어야할 사회구조가 왜 이렇게 허탈의 공허 속으로 빠져들어 가고 있는 것일까? 고등고시를 합격한 사무관 2명, 박사과정에 있는 엘리뜨 서울대 출신 9명이 "세상 살이가 덧없고 허무하다."고 불문에 출가한 보도를 보고 착잡한 심정이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자아를 넘 어서려는 노력의 결과' 라는 긍정적 평가도, '정신적 공허함을 메우기 위한 자포자기'라는 부정적 평 가도 있을 수 있다.

한치의 여유 없이 악물고 돌아가는 디지털 화한 계산된 세상구조에 환멸을 느끼고 더 높은 자신의 자유승화를 위한 탈속이라 하겠지만 한국적 탐욕정치, 탐욕사회에 울분이 일고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최근착 타임지는 미국을 들뜨게 하는 불교의 창궐을 특집으로 다루고 있다. 계산된 인간의 한계를 넘어 초월의 자유를 누리고 싶은 인간본능의 역 반응일 것이다.

올해 한해동안 우리는 '탐욕에 묻힌 한국적 부패구조'에 멀리서도 치를 떨고 있었기 때문이다.

탐욕성 인간 이기심은 어디나 있다. 가깝게는 내 가정에서 내가 키운 자녀라고, 자녀의 개성과 탈렌 트는 무시해 버리고, 부모가 원하는 직업, 학교, 학위를 고집 하려는 탐심을 이 가을 팔 벌린 허수 아비에게서 배웠으면 좋겠다. 가을 들판 허수아비는 침묵하고 서 있다.

로망. 로랑은 "나는 허무가 아니다."를 웨치고 살다 갔다. / 나는 존재 하고만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나는 허무와 싸우는 생명이다./ 나는 허무가 아니다. 허무 속에 불타는 불이다. / 나는 영원한 전투이다./ 삶의 전투를 상공으로부터 방관하는 안일한 운명이란 없다./ 나는 영원히 싸우는 자유로운 의지이다. /

파도가 사나울수록 선원은 밧줄을 더욱 단단하게 맨다. 산이 가파를수록 산악인의 등정기술은 더욱 도전 의욕을 불러일으킨다. 죽지 않는 보장만 있다면 파도는 높을수록 더욱 익사이팅 하다. 분위기에 기 죽지않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속에서, 세상을 위해 삶의 의욕을 저버리지않고, 인생은 최선을 다해 싸우고 미련 없이 주는데 있는 것이 아닐까? 탈속의 염세성 도피는 또 하나의 고고한 이기주의 를 낳는다. 얽힌대로 살아야하는 인간세계의 모순을 저버린 무책임한 탐욕성 이기주의 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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