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나물 캐듯 청춘을 캐 내며 살고 싶다.
하여간, 뭔가 시끌벅적한 수다스런 봄보다는, 정적이 감돌 듯 뭔가를 생각하게 하고 한 여름소나기에 흐려진 호수가 맑아진 푸른 가을과 무엇인가 아쉬움을 안겨주는 가을이 오히려 좋았던 계절감각이 나도 몰래 바뀌어 무작정 봄이 더 좋아져 버린 것은 나의 취미와는 상관 없이 오고 만 것이다.
멀어지면 아쉬워지고 헤어지면 그리워지는 속모를 세월의 흐름에 역반응 생명애착의 거부현상이 봄 의 애착욕으로 앙갚음이라도 하고 있는 것 같다. 다시 피는 꽃, 이름도 모를 잡초 하나라도 봄에 다 시 싹이 나는 즐거움을 나는 누리고 있다. 죽어 말라버린 것 만 같은 고목에도 새잎이 난다. 고목에 나는 잎이 더욱 싱그럽다. 늙음이 와도 젊음은 있다. 아니 오히려 늙음 속에 젊음은 더욱 젊음으로 제 가치를 발휘하고 있는 것 같다.
<청춘은 50부터 인생은 60부터,...> 의학과 생명공학의 발달로 인간평균 수명이 지난 한세기에 무려 30년이나 연장되었다. 그러나 수명 나이가 연장되었다고 청춘을 사는 것은 아닐 것이다. 미국에 살면서 더욱 느끼는 것은 우리의 옛날 고교시절과 미국아이들의 고교생들을 보고 있으면 겉으로 보기에는 고교생으로 착각을 하는데 속은 60, 70세 노년에 마음이 늙어버린 학생들을 보고 징그러운 생각도 든다. 텔러비젼과 비 데오 문화가 만든 병폐중 하나다. 나이가 젊다고 청춘이 아닐 것이다. 청춘의 샘은 마음속에서 솟는 다. 백발에 염색을 하고 주름에 다리미질을 해서 청춘이 되찾아 지는 것은 아니다. 끝없이 되풀이되는 기다림속에 <고도를 기다리며>(사무엘 베켓트) 청춘행복을 만나는 것도 아니다. 불로장생의 회춘의 백방에 젊음이 다시 찾아 지는 것도 아니다. 성서의 시간의 개념에는 두가지가 있다. 카이로스의 의미와 보람이 하나님의 뜻안에서 영글어지는 시간이 있고, 크로노스의 해가 뜨고지고 계절이 왔다가는 반복되며 흘러버린 허무한 시간이있다. 크 로노스의 시간은 과거를 잡아먹고 살고, 카이로스의 시간은 가슴 설래는 미래를 키운다. 생명도 두가 지다. 동물이면 누구나 가지고 숨쉬고 있다는 생명이 있고, 풍성하게 가꾸는 차고 넘치는 생명 (Abundant life)이 있다. 우리의 조물주는 인간에게는 숨쉬고 있는 동물적 생명 뿐 아니라, 풍성한 행 복의 생명을 주기를 원한다는 것도 이제 겨우 조금 더 알아진 것 같다. 무작정 오래 살고, 무작정 부를 축적하고, 권력과 명예의 정상에 오른 삶이 아닌 풍성해진 이미와 보 람의 아름다운 삶의 생명이다.
고목에 피는 새잎이 더욱 새로움을 안겨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풍상에 깍기운 저 우뚝선 나무에 핀 새 순속에 불로장생의 회춘의 비밀이 있다. 생명은 흐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의미에 있다. 젊음은 시간에 있는것이라기보다 마음에 있다. 봄을 봄으로 누릴줄아는 청춘이 청춘이다. 젊음을 젊음답게 누릴줄 아는 젊음이 청춘봄을 누린다. 누릴줄 아는 인생의 봄이 더욱 귀한 것이다. 1 of 2 (전체) 4월은 잔인하다.(엘리엇)죽은 땅에서 기어이 봄 생명을 뽑아내고야 만다. 눈속에서 크로커스가 피더 니 어느새 개나리가 피고 바람에 아슬아슬한 목련도 피었다. 하루가 다르게 새 세상을 만드는 봄 마 술사의 멋진 신세계의 아름다운 작품이다. 냉이가 맛을 보인지 오래고 봄쑥이 올라온다. 씀바귀 나물 도 캘때다. 고난속에서 의미를 캘줄 아는 인생은 불행속에서도 행복이 무엇인가를 아는 사람이다. 작은 행복을 먼저 캐어내자. 그러면 우리에게 큰 행복의 인생이 문을 열고 들어 올 것이다. 날마다 새로운 기다림, 새로운 기대속에 가슴설래는 새날을 맞고 싶다. 오늘은 어제의 연속이 아니라 내일을 위한 새날이다. 나는 날마다 새로운 기대 "Something beyond all my expectation"(인간의 기대를 뛰 어 넘어오는 기대)속에 하루를 연다. 계절감각 파괴는 생명포기다. 생명은 잘 가꾸워진 인생의 꽃밭 같은 아름다움에 있다. <봄처녀 제오시는> 기대속에 쏘옥 올라온 봄나물을 캐며 생명의 의미를 캔다. 봄 생명을 누리고 싶 은 것이다. 생명의 기쁨을 누릴줄 아는 사람에게 행복의 의미가 안겨지는 것을 나이든 봄철, 이제 겨 우 조금은 알 것 같다.
인터넷 속을 흐르는 사랑과 생명의 샘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