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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가 날리는 노래다

박두진

갈대가 날리는 노래다.
별과 별에 가 닿아라.
지혜는 가라앉아 뿌리 밑에 침묵하고
언어는 이슬 방울,
사상은 계절풍,
믿음은 업고(業苦),
사랑은 피 흘림,
영원 - 너에의
손짓은
하얀 꽃 갈대꽃.
잎에는 피가 묻어
스스로 갈긴 칼에
선혈이 뛰어 흘러
갈대가 부르짖는 갈대의 절규다.
해와 달 해와 달 뜬 하늘에 가 닿아라.
바람이 잠자는,
스스로 침묵하면
갈대는
고독.
  • 파스칼의 [팡세]에 있는 그 유명한 구절, "사람은 생각하는 갈대다"라는 말에 바탕을 둔 작품이다.
    "갈대"로서의 지성인은 추위가 "침묵"할 때 "잎에는 피가 묻어" 사회 정의를 "절규"하게 마련이다.
    이 작품에서도 내면 세계에 잠긴 종교성을 찾아볼 수 있는데 작자는 자기의 시작 태도에 관하여 "문학과 종교를 나의 자아 속에서 하나로 하려고 애써왔습니다"고 말한 바 있다.

1998-10-11 · 조회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