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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돋움하는

김춘수

발돋움하는 발돋움하는 너의 자세는 왜 이렇게
두 쪽으로 갈라져서 떨어져야 하는가.

그리움으로 하여
왜 너는 이렇게
산산이 부서져서 흩어져야 하는가.

모든 것을 바치고도
왜 나중에는
이 찢어지는 아픔만을
가져야 하는가.

네가 네 스스로에 보내는
이별의
이 안타까운 눈짓만을 가져야 하는가.

왜 너는
다른 것이 되어서는 안 되는가.

떨어져서 부서진 무수한 네가
왜 이런 선연한 무지개로
다시 솟아야만 하는가.

1998-03-30 · 조회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