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원한 명시 RIIM

눈이 온 아침은 앞산이 갑자기 가까와 보였다

박목월

눈이 온 아침은
앞산이 갑자기
가까와 보였다.

허옇게
눈이 쌓인 등성이가
코 앞에 다가서고

논두렁 응달마다
댓잎처럼 파랗게 빛나는
꿩 발자국

그런 아침엘수록
아침 일찍 친구를
부르러 갔다.

눈이 하얗게 쌓인
사립문 앞에서
-장수야
-덕수야
학교 가아자.
큰 소리로 친구를 부르면

대답 대신
삽살개가 컹컹 짖고
감나무 가지에 쌓인 눈이
와르르 무너졌다.

1998-03-23 · 조회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