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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9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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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 투병중인 내친구 현주를 생각하며...

    친구 현주는 목포C.C.C. 최근세 간사의 아내이다. 병상에 있는 그리운 친구 현주를 생각하면서 글을 쓴다. 그 친구와 나의 첫 만남은 C.C.C. 총순장단 모임에서였다. 난 광주C.C.C., 그 친구는 전주C.C.C. 부총순장이었기에 자연스럽게 교제가 가능했다.

    그 후 ’83년 GCTC(간사요원 훈련) 훈련에서 우리는 다시 만나게 되었다. 정이 있고 언제나 미소가 배인 그 친구와 나의 우정은 깊어만 갔다. 늘 삶의 언저리에 기도가 배어 있었고, 따뜻한 마음은 훈훈한 사랑을 나누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45명의 간사 중에서도 유독 친했던 우리는 다른 간사들이 시기할 정도였다. 그래서 조심했고, 쉬는 시간에는 화장실에서 만났고, 그때마다 우리는 찬송을 했다. 서로 “시∼작!” 하면, “♬♪ 자비하신 예수여 내가 세상 가운데 의지할 이 없으니…♪”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었다. 늘 우리 우정의 무대는 화장실이었다.

    우리의 우정이 깊어갔던 여름날 이야기
    그 해 여름, 대규모의 수련회가 충북 미루나무 섬에서 열렸다. 많은 간사들 가운데 그 친구와 나는 취사 파트를 담당했다. 다들 하기 싫어하는 부분이었지만 우리 둘은 같은 팀이 된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취사 파트는 한 달 전에 그 현장에 가서 수련회를 준비한 팀들의 식사를 담당해야 했다. 그래서 우리는 사막과 같은 미루나무 섬으로 먼저 전출(?)을 가야만 했다.

    수련회 준비를 위해 미리 뽑혀 온 100여 명 일꾼들의 식사를 한 달 간 준비한다는 것은 힘에 벅차기도 했다. 하지만 주께서 주신 일이니 작은 일에 충성할 수 있음이 감사했다. 낮에는 준비팀 형제들이 리어커로 풀을 베는 작업이나, 모래 위에 대형 천막을 치는 일을 했기에 모두가 지칠 대로 지쳤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식사 준비 시간 외에 팔을 걷어 붙였다. 리어커를 끌고 밀고, 우리 손으로 풀을 뜯기도 했다. 텐트를 치기 위해 맨손으로 그 자리를 평평하게 만드는 작업도 했다. 거친 흙과 돌멩이 때문에 손에서는 피가 나기도 했다. 주님을 사랑하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준비가 어느 정도 끝나갈 때 갑자기 홍수가 났다. 그래서 그 미루나무 섬에 있던 준비팀들은 고립되기에 이르렀다. 우리들의 숙소인 천막이 날라 가고 온 밤을 뜬눈으로 세워야만 했다. 얼마나 심각한 형편이었는지 헬리콥터도 우리를 구조할 수 없었다. 계속해서 비가 오면 우리가 있는 섬 중앙까지 침수될 것 같았다. 그때 우리는 하나님께 전적으로 매달리지 않을 수 없었다. 하나님께서는 더 이상 물이 불어나지 않게 하셨고 젊은 영혼들을 살리셨다.

    이 소식을 듣고서 C.C.C. 본부에서는 긴급 파견을 나왔지만 섬 저 너머에서만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다른 방법은 없었다. 그때 수련회 총담당자는 선교국장이었던 김학영 목사님이셨다(지금은 태국 선교사). 이 분은 우리를 참으로 아껴주신 분인데 먼 발치에서 목놓아 소리만 쳤다. 건강은 어떤지, 배고프지 않은지…. 훤히 보이는 곳 그러나 뗏목으로도 도저히 들어올 수 없으니 그 마음 어디에다 비할까! 또한 식량이 다 떨어져 우리들의 배는 허기졌다.

    그런데 침수된 수박밭에서 수박들이 덩굴 채 굴러 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맛있게 먹었지만 하루 이틀 나면서 보기조차 싫었다. 그렇지만 그 와중에서도 주님을 사랑하는 노래며, 간증이며, 참 아름다운 이야기로 수놓기에 시간이 모자랄 정도였다. 또한 그 친구는 유머가 풍부하여 언제나 날 기쁘게 해주었다. 얼마 남지 않은 수련회 마지막 준비를 위해 각 지구에서 더 많은 인원이 보충되었다. 모두들 재기하는 마음으로 땀을 흘렸고 수련회 준비는 완료되었다. 조그마한 우리들의 헌신으로 전국 각처에서 수천 명의 영혼들이 수련회에 참석하여 말씀으로 변화될 것을 생각하니 흥분되었다.

    그 해 여름 수련회는 더욱 더 위대했다. 젊은 대학생들이 말씀으로 녹아지고,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또 세계복음화의 비전을 갖게 된 것은 놀라운 하나님의 역사임에 분명하였다. 그 친구와 난 참으로 위대한 여름을 체험했다. 또한 여름수련회를 통해 100%의 헌신이 무엇인가를 절실히 몸으로 배웠다.

    “미순아, 나 열심히 살고 있어. 다만 아플 뿐이야.”
    그 후 친구도 나도 둘 다 C.C.C. 간사와 결혼을 했다. 간사 수련회 때마다 만나는 것이 우리에게 또 다른 기쁨이었다. 친구는 필리핀에서 남편과 함께 공부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친구의 남편인 최근세 간사님이 고향인 목포지구 책임을 맡아 열심히 사역을 하던 중 그 친구에게 시련의 바람이 불어 왔다.

    두 아이의 엄마인 내 친구는 유방암! 서안복음병원에서 양쪽 가슴을 도려내는 수술을 받고 입원 중이라는 전갈이었다. 그 소식을 듣고 달려갔는데 그 친구에게는 변함없는 미소가 살아 있었다. 무슨 말로 위로를 해야 할지 모르는 나에게 병실 안에서 전도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해주었다. 무조건 병실 안에 들어온 사람은 자신의 전도 대상자라고 덧붙였다. 아픈 가슴을 부여안고 그곳에서도 성경공부를 하고 있는 친구에게 난 오히려 도전을 받고 감사의 눈시울을 적셨다.

    미국을 떠나올 때 그 친구를 만나러 목포에 갔다. 친구 현주는 누군가로부터 선물 받은 티코를 타고서 분주하게 말씀을 전하러 다녔다. “내 할 일은 말씀 전하는 것 말고 또 뭐가 있겠느냐!”고 힘주어 말한 그 친구, 난 위로하러 찾아갔지만 항상 위로받고 돌아왔다.
    최근에는 허리까지 암세포가 전이되어 척추수술을 하였단다. 입원중인 전북대병원으로 국제전화를 했다. 여전히 특유의 웃음으로 나를 반가이 맞아주었다. 수술로 인해 앉을 수도 걸을 수도 없는데…. “미순아, 나 열심히 살고 있어. 다만 아플 뿐이야.” 눈을 떠도, 눈을 감아도 오로지 주님으로 가득 찬 내 친구! 도려낸 그 가슴에 주님을 싣고 만나는 사람마다 예수님을 전하는 사랑하는 내 친구 현주!

    아직도 그 친구에게는 소중한 복음 전할 사명이 있기에, 난 먼 조국의 하늘을 바라보며 “주님, 내 친구를 살려주십시오.”라고 두 손 모아 애원한다.


    김미순·C.C.C. 전임간사를 역임한 남편 장석진 목사와 두 아들 한빛, 한별이와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살고 있다.

    - 김미순 (한국대학생선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