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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가는 배 (박용철)
나 두 야 간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 거냐. 나 두 야 가련다. 아늑한 이 항군들 손쉽게야 버릴 거냐. 안개같이 물어린 눈에도 비치나니 골짜기마다 발에 익은 묏부리 모양 주름살도 눈에익은 아, 사랑하던 사람들 버리고 가는 이도 못 잊는 마음 쫓겨가는 마음인들 무어 다를 거냐. 돌아다보는 구름에는 바람이 헤살짓는다. 앞 대일 어덕인들 마련이나 있을 거냐. 나 두 야 가련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 거냐. 나 두 야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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