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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할 때면 날 저무는 언덕에 올라어두워 오는 하늘을 향해 나발을 불었다.발 밑에는 자옥한 안개 속에학교의 지붕이 내려다보이고동제 앞에 서 있는 고목 위엔저녁 까치들이 짖고 있었다.
저녁 별이 하나 둘 늘어 갈 때면우리들은 나발을 어깨에 메고휘파람 불며 언덕을 내려왔다.
등 뒤엔 컴컴한 떡갈나무 수풀에 바람이 울고길가에 싹트는 어린 풀들이 밤이슬에 젖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