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시장 과열 경쟁으로 채산성 악화 우려
인터넷 서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업체간 제살 깎아먹기식 출혈경쟁으로 도산하는 업체가 속출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터넷 서점이 지난해 10여개에서 최근 20여 개로 2배 이상 늘어나면서 20∼30%에 그쳤던 할인폭이 50∼60%로 늘어나는 등 출혈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신규 참여업체의 경우 영세한 온라인 서점 업체에 비해 자본력이 우수할 뿐 아니라 할인폭을 50% 이상으로 높이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어 인터넷 서점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 업체 현황=현재 인터넷 서점 시장에 진출한 업체는 대형서점을 기반으로 한 인터넷교보문고·종로서적·영풍문고를 비롯, 순수 온라인 기반의 예스24·알라딘, 그리고 쇼핑몰 형태로 운영되는 인터파크내 북파크 등 대략 20여개에 이른다. 여기에 을지서적을 소유하고 있는 리브로가 새롭게 시장에 진출했으며 인터넷쇼핑몰인 한솔CSN도 CS클럽북닷컴을 오픈했다.
◇ 과열 경쟁 양상=참여업체수가 늘어나다 보니 올해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업체간 출혈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할인경쟁을 하지 않겠다던 인터넷교보문고가 20∼30% 할인 판매에 나섰으며 신규진입한 CS북클럽닷컴은 최고 60%까지 할인 판매를 실시하고 있다.
이에 앞서 와우북은 지난달 50% 할인판매를 실시했다. 이에따라 기존 선발업체들도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할인판매를 따라갈 수밖에 없어 채산성은 매출 확대에도 불구하고 더 악화되고 있다.
◇ 시장 분석=업계 관계자들은 우선 국내 시장 규모를 고려할 때 업체수가 이미 포화 상태를 넘어섰다고 지적한다. 운영방식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인터넷서점이 흑자를 내기 위한 하루 평균 매출은 1억∼1억4000만원 정도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즉 20여 업체가 최소한의 적자를 피하기 위해서는 국내 시장 규모가 연간 7200억원은 돼야 한다. 하지만 전체 도서 시장 3조5000억원 중 올 연말까지 인터넷 서점의 도서시장 점유율은 많아야 6%인 2000억원에 불과할 전망이다. 단순 계산으로도 5개를 제외한 업체는 도태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 해결책=이런 상황에서 하반기나 내년에 베텔스만·아마존 등 세계적 다국적 기업의 국내 진출이 본격화할 경우 업체들이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할 가능성이 있다고 업계에서는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비하고 업계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선 제살 깎아먹기식 할인 경쟁은 자제해야 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일정정도의 자율적인 할인 경쟁은 필요하지만 요즘은 ‘해도 너무 한다’는 반응이다.
또 물류비용을 절감해 수익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물류창고를 늘리고 도서 재고 부담을 무한정 가지고 가는 방식으로는 하루 매출 1억원을 달성해도 수익분기점에 도달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 신문게재일자 : 2001/06/19
○ 입력시간 : 2001/06/18 13:47:07 <출처 : 전자신문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 함성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