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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만들어 내는 새로운 경제를 표현하는 말 중의 하나가 네트웍 경제이다. 인터넷의 가장 본질적 특성인 네트웍을 기반으로 이루어진 경제라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말이다. 그리고 이 말에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연계된 기업과 소비자간, 기업간 네트웍을 이용하여 최종 소비자를 위하여 또는 최종 소비자와 함께 가치를 창출해 내는 협업 경제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기도 하다.

네트웍 경제 주체는 오프라인의 비즈니스와 대응되는 면이 있어

이러한 네트웍 경제는 인터넷의 출현에 따라 새로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네트웍 경제를 구성하는 하나하나의 기업들을 살펴보면서 이들이 가치를 창출해내는 본질적 모습을 보면 과연 전혀 새로운 것일까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종합 쇼핑몰은 백화점, 전문몰은 전문 상가, 온라인 광고 대행사는 광고 대행사, 정보제공 사이트는 신문이나 잡지 등과 같이 오프라인에서 전개되어 오던 비즈니스와 대응되는 영역을 찾을 수 있다. 심지어는 검색서비스 조차도 전화번호부/안내 서비스 영역과 일맥 상통하는 측면이 있다.

또한 기업들간의 협력 체계 역시 오프라인 기업들의 전략적 제휴, 하청 등의 모습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고객과 함께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도 오프라인에서 경험재라는 형태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판매방식이나 고객주문형 제품이라는 형태와 일맥상통한다.

이렇게 보면 네트웍 경제라는 것은 기존의 오프라인에서 전개되던 경제를 온라인으로 옮겨온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네트웍 경제는 현상의 양질전환을 일으킨 것

그러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네트웍 경제는 허상이지 않은가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오프라인 경제를 온라인으로 옮겨온 것에 대해 지난 수년간 너무 흥분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이 오프라인 경제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온 듯 하지만 시간과 공간의 크기를 극히 축소시킴으로써 커뮤니케이션의 범위와 정확도, 속도에 놀라운 변화를 초래하면서 각각의 비즈니스를 전개시키는 방식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웹에 널려있는 많은 자원 및 서비스를 이용하여 가상적으로 기업을 구성해내고 네트웍을 통하여 경쟁력을 만들어가는 체계는 기업들로 하여금 투명하고 공개된 방식으로 네트웍의 힘을 이용하여 생존하고 발전하도록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기업의 프로세스는 생산자로부터 소비자로 흘러가던 방식이 소비자로부터 생산자로 흘러가는 방식으로 변화시키고, 이에 적합한 경매, 역경매, 공동구매, 개인별 주문형 상품 판매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출현하게 만들었다.

각각의 경제 주체들로 하여금 기존과 다른 새로운 메커니즘을 이용하여 비즈니스가 전개되는 아니 전개할 것을 요구하는 일종의 양질변화가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네트웍 경제의 비슷한 점과 차이점이 낳은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의 접근법

네트웍 경제가 지닌 이러한 측면은 인터넷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기업들에게 사업을 처음 접근하는 방식에서 다음과 같은 의미를 제공한다.

우선 인터넷을 통하여 무엇을 할까라는 영역을 정의함에 있어서 오프라인적 접근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던 다양한 비즈니스를 온라인에서 전개해 나갈 수 있다는 생각과 함께 오프라인에서 기업이 보유한 핵심 역량이 무엇인가를 기초로 기업이 전개하고자 하는 인터넷 비즈니스 영역을 바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졌던 고객에 대한 이해,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이해가 인터넷 비즈니스를 전개함에 있어서 강한 경쟁력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온라인에서 보이는 고객들의 행태는 오프라인과 다른 면이 많다. 하지만 이들이 제품 및 서비스에 요구하는 본질적 가치 또는 핵심적 가치는 오프라인에서 제공하던 가치와 유사한 면이 많이 존재하는 것 또한 사실이고 이를 이해하고 있는 기업들은 온라인에서도 비즈니스를 잘 전개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점이다.

하지만 기업이 가치를 전달하는 메커니즘과 이 메커니즘을 움직이는 기본적 의식/문화에는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지난 수년간 오프라인 기업들이 온라인에서 겪었던 수많은 시행착오들의 상당 부분은 여기에서 발생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영역은 수없이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영역이기도 하다.

네트웍 경제는 새로운 것이면서도 새롭지 않을 수 있으며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이 같은 혼란은 인터넷 비즈니스를 접근하는 기업들에게 투자의사결정을 어렵게 만들고 때로는 많은 자원을 낭비하게 한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인터넷 비즈니스가 새롭다는 의미와 새롭지 않다는 의미를 네트웍 경제와 기존의 경제의 비슷한 점과 다른 점에 비추어 생각하면서 사업 기획과정에서부터 충분히 반영시켜야 하지 않을까 한다.

- 함성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