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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인과 평화, 하나님과 화목,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21

    세기가 저만치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21세기는 우리에게 무엇일까? 과학 기술은 더욱 고도화되고 우리는 지금까지 체험했던 속도와 거리감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뛰어 넘게 될 것이다. ‘더 빨리’, ‘더 가까이’가 21세기의 특징이 될 전망이다. 세계가 우리 곁에 더 가까워질 뿐만 아니라 우주가 우리 곁에 더 가까이 다가올 전망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빨라짐과 가까워짐이 낳을 위험과 마주쳐야 한다. 그 위험이란 예측과 통제 가능한 위험이 아니라 대량화하여 때로는 인류의 존립 기반마저 허무는 대재앙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성경에 나타나는 말세의 징조들 중 지구 환경의 파괴 현상은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보인다. 도시화와 세계화로 문화권이 누려온 전통과 규범들이 해이해지면서, 도처에 불법은 더욱 성행할 것이다. 그래서 각 사람은 타인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리게 되고, 점차 사람들 마음 속에 사랑은 식어갈 전망이다. 사회적 연대감과 일체감은 점점 희박해져 가리라 짐작된다.

    물론 21세기가 지금까지 인류가 이루어 놓은 발전의 속도를 훨씬 능가하여 예측불허의 신기원을 이룰 개연성은 높지만 인간의 삶은 급변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변화 속에서 연속성을 유지해 나갈 수밖에 없다. 새로운 도전들이 우리 앞에 밀려올 테지만 이에 대응하여 인간다운 삶을 실현하고자 하는 노력 또한 치열해질 것이다.

    기구와 제도를 개혁하며 연대적인 대응으로 위험을 예방하거나 극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도와 기구는 그것이 국제적인 규모이건 국내적인 단위이건 간에 역시 사람이 운용해야 할 일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일을 다루는 개인 개인의 사람됨과 자질 그리고 능력이다. 평준화된 교육 기회와 정보 공유를 통해 개인간의 격차는 현저히 줄어들 전망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도자는 필요하고 또 있어야 한다.

    공동체 삶에 대한 책임의식 없이 각자 자기 생활방식에 골몰해질수록 누군가가 공동체적 삶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깨어 있어야 한다. 깨어서 봉사하고 수고하는 이들을 지도자라고 부를 수밖에 없다.

    21세기에는 특히 이 같은 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은 짐짓 지도자가 되기를 꺼려할지 모르지만 헌신된 삶을 더욱 필요로 하는 때가 될 전망이다. 21세기 지도자의 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그러나 그것은 오직 준비하는 자와 훈련된 자들에게만 자기 몫으로 돌아갈 수 있다.

    지도자는 인격의 완전성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누구나 윤리적 자기 발전의 씨앗은 갖고 태어났다. 양심의 소리와 양심의 빛은 누구의 가슴 속에도 살아 있다. 그러나 양심의 부름에 민감하게 귀기울이고 반응하느냐에 따라 행실의 좋은 열매와 나쁜 열매는 구별될 수 있다. 그러므로 성숙한 인격을 지닌 지도자가 되려면 늘 자신의 내면에 대한 깊은 성찰과 자기 반성이 있어야 한다. 사람은 다 같은 성정을 타고났기 때문에 격정과 무사려, 탐욕과 이기심, 거짓과 술수에 빠져들기 쉽다. 은밀한 곳에서 고개를 쳐드는 이 악의 싹들을 잘라내고 자신에게 진실한 사람이 되자면 항상 타인과 더불어 공유하고 있는 양심의 빛에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비추어 볼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지도자는 인격적으로 진실하고 겸손해야 한다. 하늘과 땅이 무너져도 거짓을 편들어서는 안된다.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섬기는 자의 자리에서 자기 희생의 삶을 즐겨 사는 자가 되어야 한다. 지도자는 인격적으로 마음이 넓어야 한다. 자신에게는 엄격하되 남의 행동에 대해서는 관대하고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한다. 세계를 향하여 열린 마음을 가져야지, 좁은 마음으로 타인과 불화를 일삼거나 타인과 담을 쌓지 말아야 한다.

    지도자는 사회적으로 타인과 더불어 화목하고 평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추어야 한다. 약자에 대한 배려, 소외된 계층과의 연대감, 인간에 대한 사랑, 공동체적 삶에 대한 헌신이 있어야 한다. 인간관계가 서로를 목적 그 자체로 존중하는 근본 상황 속에 유지될 수 있도록 영향력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이웃과 더불어 함께 슬픔과 기쁨을 나눌 줄 아는 마음을 지녀야 한다. 직업과 지위를 통해 타인과 선한 관계를 맺으며, 타인을 위해 봉사하는 삶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인간관계가 억압이나 착취로부터 벗어나 각자가 존엄한 인간 존재로서 존중될 수 있도록 사회적 불의와 부정의에 대해서는 결연히 맞설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 사랑에는 두려움이 없나니 사랑이 모든 두려움을 내어쫓는다고 한 성경 말씀처럼 인간 존중과 이웃 사랑의 마음 속에 진정한 용기가 샘솟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지도자는 지적으로 또한 깨어 있어야 한다. 남이 듣는 것을 듣고, 남이 볼 수 있는 것을 보는 것 가지고는 지도자의 자질이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지도자는 그 정도를 넘어 남이 듣지 못하는 것을 듣고 그것을 양심의 소리로 외쳐서 다른 사람들도 들어 깨달아 알게 해야 한다. 남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경고의 나팔을 제 때에 불어서 이웃과 공동체가 위난과 위기에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도자는 시대의 징조를 분별할 수 있는 식견과 역사의 파동방향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 바람이 어디에서 불어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지만 지도자는 공동체적 삶의 현장에서 일어나는 바람 소리를 듣고 그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예지를 필요로 한다.

    지도자는 은폐된 허위의식의 베일을 들추어 내어 진실과 정의가 강물처럼 흘러갈 수 있도록 지혜로워야 한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 무엇인가를 말하기 전에 최대 다수의 최대 불행이 무엇인가를 가늠할 수 있는 판단력이 필요하다. 공동체의 해체 위기를 막고 통합의 지평을 열어갈 수 있는 바른 길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소경이 되어 소경을 인도하는 지도자가 되어서는 결코 안된다.

    지도자는 이 같은 자질을 통해 각 사람이 타인과 평화하고 하나님과 화목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도록 인도해야 한다. 모든 사람이 피조물의 세계와 더불어 영원한 하나님에 잇대어 살아갈 수 있도록 바른 길로 인도하는 사람은 참으로 복스런 미래의 지도자임에 틀림없다.

    김일수·고려대 법무대학원장, 경실련상집위원장

    - 김일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