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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라 대사관
한밤중에 누군가 대문을 ‘쾅쾅’ 두드렸다. 약간 긴장을 하며 내다보니 경찰 두 명이 문 밖에 서 있었다. 이런 경우는 어떤 빌미로 돈을 뜯기 위함이나, 우리의 신분이 들통난 것. 우리는 대사관 같은 곳에서 일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하고, 문제가 있으면 다음날 다시 오라고 소리쳤다. 당당하게 말해서 그런지 그들은 아무 소리 못하고 돌아갔다. “그런데 우리가 어느 대사관에서 일하는데?” 아내가 물어 보았다. “아, 그야 하늘나라 대사관이지!” 주님의 이름으로는 능치 못할 일이 없다. 연휴 때 우리 부부는 무작정 배낭 메고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A라는 도시로 순례전도를 떠났었다. 그곳은 현대적인 산업의 분위기와 더불어 여전히 전통의상을 입은 모슬렘 인구가 99%인 것을 자랑하며 사원을 찾는 이중적인 도시였다. 이곳에서 만난 R이라는 현지인 남자는 우리의 여행을 안내하며 많은 친절을 베풀었다. 우리의 비자 종류가 비영리 기관이라 그 분은 우리를 대사관 직원으로 알았나보다. 그래서 그 분이 우리를 대사관에서 나온 사람이라고 소개하는 바람에 의외의 친절을 가는 곳마다 받았다. 아직 이 나라 사람들은 관공서 사람들을 무서워하는 경향이 있다. 덕분에 이 도시를 중심으로 U국의 동부지역에 관한 많은 자료를 얻을 수 있었다. 그 분과 헤어질 때, 친구 딸 결혼식에 가야 하는데 지갑을 집에 두고 왔다길래 500숨(약 3,000원)을 빌려주었다. 그러나 그 분은 우리가 그 도시를 떠날 때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아마 그 돈은 우리를 안내해 준 하루 품삯으로 가져간 듯하다. 그 분의 하루동안의 수고를 생각한다면 그 정도의 사례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우리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것과, 그것에 대한 마음의 가책, 그리고 U국 민족의 어려운 경제 사정을 엿보며 우울한 마음이 들었다. 우리가 전하는 복음이 예수 그리스도뿐 아니라 정직한 삶의 가치를 알리고 어려운 경제 현실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전해지길 간절히 바란다. 박요한·C.C.C. U국 선교사
- 박요한 (한국 대학생 선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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