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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은 땅에 심는 기도
이곳 파키스탄에서 평안을 드립니다. 환경이 바뀌고 상황이 달라진다 할지라도 생각이 변하지 않고서는 진정한 변화를 기대할 수 없음을 절감합니다. 기다림, 이것이야말로 모슬렘 선교에 정말 필요한 단어인 것 같습니다. 이곳에서 오랫동안 사역한 한 미국인 부부가 처음에 이곳 모슬렘 사역을 하겠다고 하자 많은 교회가 후원을 거절했다고 합니다. 수확을 하려면 먼저 땅을 갈아야 하는데 사람들은 땅 가는 일보다 속히 수확을 원한다는 그들의 말에, 한국과 다르지 않은 미국 선교의 현실을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농촌에서 태어나 농사 짓는 모습을 가까이 보며 자랐습니다. 봄이 되면 가장 먼저 땅을 갈아 엎고 그곳에 물을 채우고 땅을 평평하고 고르게 함으로써 농사 지을 준비를 합니다. 이곳에는 먼저 땅 가는 작업을 할 사람이 필요합니다. 저는 이 땅에 무언가를 심을 수 있는 토양을 만들기 위해 하나님의 택하심을 입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파키스탄은 헌법보다 종교법이 우선하는 ‘샤리아’라는 법이 있습니다. ‘신성모독죄’는 사형을 면하기 힘듭니다. 한 소년이 모슬렘 친구들과 진정한 구원에 대해 논쟁하다가 사건이 커져 그 아이에게 법정 사형이 선고되었고, 이 일에 분개한 한 기독교 지도자가 자살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파키스탄 내 모든 크리스천들이 금식을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경제적으로 이 나라는 이미 10년도 넘게 IMF 지원을 받고 있는데 최근 IMF의 빚 독촉으로 국가는 갑자기 많은 물가를 올려야 했고, 이로 인해 파업과 데모가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제 신문에 죽은 사람들에 대한 기사는 너무나 평범하고 식상하기까지 한 기사들이 되어버렸습니다. 저는 두 달 간 ‘머리’에서 언어공부를 한 후, 북쪽 이동진료에서 돌아와 지금은 병원에 다시 출근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집에 쌓인 먼지들과 마음 속에 쌓였던 먼지들도 털어내고 있습니다. 동역자님들의 기도가 힘이 됩니다. 늘 평안하십시오. 이평자 간사/ 본회 파키스탄 ‘선한 사마리아 병원’ 선교사
- 이평자 (한국 대학생 선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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