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 July 26
광야 길에서 우리와 함께 하시고 불기둥과 구름기둥으로 우리를 인도하셨던 우리 하나님의 이름으로 평강을 빕니다.
4년 반전에 우리는 우리의 보금자리를 찾아 해메야만 했습니다. 개척 시로부터 3년간 사용했던 플러싱의 성공회 소속 성요한 교회는 우리가 입주할 당시 30여명이었던 교인이 3년 동안에 어린아이까지 300명 이상으로 늘어나자 잦아지는 불편함과 시설관리의 어려움으로 인해 교회를 비워 줄 것을 요청해 왔습니다. 입주 당시의 약속 기간인 한 달에 한 달을 더 연기 요청을 하여 94년 1-2월 도달을 한 푼도 없는 빈손으로 플러싱의 교회들은 물론 창고, 빈 건물까지도 발이 부르트도록 찾아다녔습니다. "하나님, 광야에 선 우리를 불기둥과 구름기둥으로 인도하여 하나님이 함께 하시며 인도하심을 우리로 보게 하여 주시옵소서" 얼마나 기도하였는지, 입버릇 같아져버린 기도만을 붙들고 있을 때에 하나님은 우리를 현재의 Roslyn 동산으로 인도하여 주셨습니다. 돈 없는 우리를 위해 1년간 rent로 허락, rent비를 월 5천불로 해준 것, 건물 가격을 우리의 제시액 115만 불로 해준 것 등 돌아보면 하나님의 예비하심 없이는 불가능한 일들이 순서대로 해결되어지고 1년 후에는 30만 불의 downpayment가 마련되어 오늘의 우리가 있게 되었습니다.
이곳으로 이주하여 첫 예배에서 장년 117명과 학생 76명 총 193명이 1994년 4월 3일 Roslyn에서 첫주일 예배로 드렸습니다. 93년 9월 26일 제출된 교회 개혁안에 반대하시던 성도님들 40여분(학생포함)과 4주동안 갈 곳이 없이 다음 주 예배 장소를 알지 못한 채 매주 이곳 저곳으로 전전하는 동안 따라오지 못하신 성도님들 등 1백여명이 줄어든 예배였지만, 감격 속의 예배였습니다. 지금은 당연시되는 성도, 형제 자매의 호칭, 대표기도에 모든 성도들의 참여, 열린 당회, 축제로써의 회의, 불필요한 헌금항목삭제, 헌금함 헌금, 헌금자 명단 주보기재 생략, 헌금자 명단 예배중 발표, 주보표지의 당회원 명단 불기재 등이 그러한 갈등의 진통을 거쳐 자리한 것입니다. 이 모든 것 위에 뉴욕새교회의 자아상 (identity)을 개혁공동체로 정립하고 교회의 분위기가 종교적 의식의 전당에서 삶이 나누어지는 삶의 축제의 장으로 바뀌어진 것은 저에게 있어서는 하나님의 크고 크신 은혜였습니다. 당시 개혁안을 반대하시던 성도님들의 요구대로 제가 조직 안에서 목회자라는 기능(function)을 행하는 목사가 되어야 했다면 저는 영적으로 질식하였을 것입니다.
저는 지금도 목사가 영적 비전을 꿈꾸며 나누는 자가 아니라 교회조직 속에서 목회의 기능인이 되면, 그 교회의 공동체로써의 삶의 역동성을 잃어버린다고 확신합니다. 이러한 저의 경향 때문에 저희 교회는 조직이 엉성합니다. 그 엉성함으로 말미암은 많은 불편에 대해서는 제가 엎드려 사과를 드립니다. 그러나 그 엉성함으로 말미암은 삶은 숨구멍을 저는 훨씬 더 즐기는 편입니다. 그래서 교회에서 원리원칙을 원리적 입장에서가 아니라 회의 진행, 행정 진행, 업무 처리 등 구체적인 부분에서 따지는 분 앞에서는 저는 절절맵니다. 그러면서도 저분이 아시는 예수님은 제가 아는 예수님과는 좀 다르다고 하는 묘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지난 4년간 하나님의 은혜로 교회가 잘 성장하여 이제 증축을 시작합니다. 건축헌금이 현재 22만 불 가량 예치되어 있고 설계사를 물색하며(현재는 콜롬비아대학 교수들로 이루어진 설계 Team이 가장 유력) 교단 에 Loan 신청서를(무지무지 복잡함) 작성 중입니다. 현재 예상으로는 설계와 허가에 6개월 공사는 3월경에 시작하여 6, 7월 완공으로 생각됩니다. 계속 기도해 주시고 자원하는 심령으로 건축에 헌금과 봉사로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로즐린 동산 꿈의 공동체를 섬기는 종 이학권 드림
- 이학권 목사 (뉴욕 새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