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 June 28
생명의 깊은 생수로 우리의 삶을 맑히시며, 영혼에 신선한 생기를 불어넣으시고 메마르고 협착되었던 삶의 계곡을 풍성함으로 여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넘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19, 20세기는 과학이 왕관을 쓴 기간이였습니다. 실험과 검증을 통한 객관적 지식이 인간 사고의 절정에 군림하면서 추상적이고 상상에 의존하는 신앙은 동화(fairy tale)나 망상(illusion)으로 치부되었습니 다. 이는 중세 천년이상을 교회가 신앙의 이름으로 인간의 건강한 사고를 억누른 것(천동설 등)에 대한 반발도 크게 작용했음을 말 할 나위도 없습니다. 예를 들면 죤 로크는 인간의 오성으로 확인되지 않는 지식은 모두 허구라고 「오성론」에서 주장했으며, 데카르타는 중세교회의 "나는 창조되어다 고로 존재한다"를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로 바꾸었습니다. 이외에도 아담스의 국부론,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모두 교회의 이성 억압에 대한 반발이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신앙의 영역은 교회 안마당으로 극한되고 말았습니다. 욥기에는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누가 지구의 도량을 정하였으며 누가 그 준승을 그 위에 띄웠는지 네가 아느냐 . . . 산염소가 새끼치는 때를 네가 아느냐?" (욥 38:5, 39:1)라고 대면합니다. 그러나 현대인은 지구 뿐아니라 천체계 전체를 측량할 수 있으며, 산양의 교미습관을 정확히 알고 있을 뿐아니라 그 과정을 통제하 여 멸종을 방지하는 수준에도 왔습니다.
교회는 이에 대항하여 방사성동위원소 연대측정이 그릇된 것이며 공룡화석은 하나님께서 우리의 신앙을 시험하려 창조시에 묻어 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 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현대인은 압도적으로 교리대신 과학적 사실을 선택하였으며 결과로 종교를 정직과 발전의 적으로 인식까지 합니다.
오해를 피하기 위해 저는 다아윈의 진화론을 지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즉 모든 생물이 아메바에서 진화했다는 것은 그의 이론(과학에는 가설-이론-법의 3단계가 있습니다)에 불과하나 종별 내에서의 진화 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저는 진화론의 사실 여부가 아니라 과학을 신앙의 적 내지는 대치되는 분야로 보는 협소한 시각을 통탄하는 것입니다.
교회지도자들이 조금만 더 지혜롭게 생각한다면 과학의 개가를 신앙이나 교회의 패배가 아닌 승리로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우주와 생명과 존재를 탐구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은 본질상 종교적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이해하려는 인간 노력을 정죄하고 좌절시키는 종교를 어찌 인류가 신뢰하겠습니까?
결론으로 우리는 교리의 시대를 벗어나 삶의 전분야가 본질적으로 종교적이라는 인식 아래 성경의 선언은 새롭게 조명되어지고, 21세기의 인류의 길을 인도하는 등불이 되어야 될 것입니다. 인류의 과학적 노력에는 실수도 당연히 포함될 것이나 그 실수보다 더 크신 하나님의 섭리의 인도를 믿는 큰 믿음이 진정으로 요구되는 시대에 우리는 서 있습니다.
유전자공학에 위협을 느낀다면 우리의 하나님은 너무 작습니다. 저는 21세기야 말로 그어느때 보다도 넓고 풍성한 하나님의 말씀 증거의 장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함께 나아가십시다. 변화를 두려워 마십시다.
변화를 앞서가는 교회를 섬기는 이학권 드림
- 이학권 목사 (뉴욕 새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