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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회서신 - May 31

    목 회 서 신 1998년 5월 31일

    우리의 연약함을 통하여 온전함을 이루시는 주님의 사랑이 삶에 가득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Washington집회 중 공개상담(Questions and Answers)시간에 한 분이 "뉴욕새교회 교인들은 얼마나 행복할까요. 뉴욕새교회 교인들이 부럽습니다."라고 하셔서 제가 "그 말씀을 우리 교인한테 직접 해보십시요. 어떻게 반응하실 것 같습니까?"라고 반문한 후에 "저를 직접 알지 못하고 Tape으로만 들어셔서 저의 이상적인 부분만 생각하셔서 그렇지 직접 저희 교회에 오셔서 저와 부딪치면 또 그렇고 그럴겁니다. 아니, 다른 목사님들보다 더 하군 할지도 모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이 대화가 제 가슴속에 맴돌면서 저로 하여금 여러 가지 기도와 묵상제목을 던지는 중에 우리 새교회 가족들에게 조차도 스스로 나뭇잎 치마로 가린 나의 부분들이 많은 것을 발견하며 조금이라도 열어 나누고 싶어졌습니다.

    저는 보이는 것과 달리 사람을 대하는 것에 많은 두려움을 갖고 있습니다. 막내로 응석받이 노릇만을 한 덕분에 남이 나에게 맞춰주는 것에만 익숙해 있지 내가 남에게 맞추는 부분은 약한 것이 원인이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제가 대인관계에 적극적인 것처럼 보이는 것은 저희 집이 가난해진 시간들에 제가 살아남기 위해 막내 기질의 껍질에서 나오는 필사의 노력의 결과이여서, 사람을 자연스럽고 부담없이 대하는 평범함이 저에게는 많이 부족합니다. 결과로 겉으로 보기에는 그렇지 않은 데 제게 가까이 와서 보면 따뜻하지 못하고 어색함에 놀라실 때가 많습니다.

    또 아주 어려서부터 아버지 직장을 따라 객지생활을 한 연고로 규제된 품위와 절제된 규모에 아주 약합니다. 이것은 가리기위해 농담을 함부로하며 자유로운 척 하지만 사실은 그러한 모습의 많은 부분들이 저의 나뭇잎 치마입니다.

    전도사 시절부터 '개혁'이란 단어는 저의 trade-mark가 되어있고, 대학시절 학생운동때에도 저의 메시지는 기존체제의 적응과 생산성 증대 쪽 보다는 변혁과 응고된 기존질서의 파괴 쪽이었습니다. 이도 이제야 생각해보면 제 속에 사랑과 의가 있어서가 아니라 내가 나를 용납하지 못하는 아픔을 사회의 구조적 비리에 대입(project)시킴으로 나의 열등의식을 숨기고 내부의 투쟁을 외부로 돌리는 정당화의 비열함이었습니다.

    공부는 잘하고 또 열심히 한 편이었습니다. 그것도 가난한 집안의 자식으로서 이 사회에 기죽지 않는 저의 유일한 수단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지식과 논리에서 만큼은 선배들을 앞지를 때가 많았습니다. 이 또한 져도되는 많은 일들에 지지 않을려는 저의 아둔한 고집을 많이 만들었습니다. 목회와 결혼생활은 이 부분에서 특히 저의 껍질을 많이 깨었습니다마는 아직도 한심하도록 부족한 상태에 있습니다.

    Washington 대화를 생각하며 새교회 가족들에게 너무나도 죄송스러움을 느꼈습니다. 남이 다 좋게보는 남편이 집에서 그렇지 못할 때 느끼는 아내의 비애는 더 큰 법인데, 우리 성도님들의 심령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난 7년간의 목회와 이를 반성하는 1일집회 준비기간은 저를 새롭게 눈뜨게하는 은혜의 시간이었습니다. 못난자 중의 지극히 못난 저의 모습을 뚜렷이 보는 순간들 이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나되게 하시는 주의 은혜를 믿음으로 소망의 내일을 바라봅니다.

    성도님들을 사랑합니다. 철들기 원하는 종 이학권 드림.

    - 이학권 목사 (뉴욕 새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