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위하여 길을 건너가기
Crossing the Road for One Another
우리가 서로를 위하여 길을 건너갈 마음을 가지고 있을 때, 우리는 이웃이 됩니다. 세상에는 너무도 많은 분열과 차별이 있습니다. 흑인과 백인 사이, 명랑한 사람과 신중한 사람 사이, 젊은이과 늙은이 사이, 병든 사람과 건강한 사람 사이, 죄수와 자유인 사이, 유대인과 이방인 사이, 회교도와 기독교도 사이, 신교도와 카톨릭 교도 사이 그리고 희랍 정교와 라틴 정교 사이에 분열과 차별이 있습니다.
세상에는 건너야 할 길이 많습니다. 우리들은 모두 우리자신의 써클 안에서 분주합니다. 우리들에게는 만나 보아야 할 우리자신의 사람들이 있고, 돌보아야 할 우리 자신의 일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따금 길 건너 저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하여 주의를 기울일 수 있다면, 우리는 참으로 이웃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이웃을 찾는 일은 과외(extra)가 아닙니다. 우리 자신에게 절대 필요한(necessity)일입니다. 나 자신은 천상천하 유아독존이 아니고 오직 관계성 속에서만 존재의 의미를 갖습니다. 따라서 이웃을 발견하는 길이야 말로 나를 발견하는 길이요, 이웃에게 이웃되어 줄 수 있을 때에야 나 자신에게 '나'가 되어 줄 수 있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문제는 이웃을 위하여 건너야 할 길을 건너지 않고 내 쪽에서만 이웃을 향한 요구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내로 아내의 외로움에서 보지 않는 남편, 자녀로 자녀의 아픔 속에서 보지 않는 부모, 또 그 반대 방향의 일들, 이것들이 모두 우리의 가슴에 아픔을 남깁니다. 이 세상의 가장 큰 용기는 이웃을 위하여 길을 건너는 것이며, 이 길을 건널 수 있는 사람은 자기 확인이 된 사람 뿐입니다. 자기확인 없이 건넘은 '건넘'이 아니요 '맹목적 흡수'가 될 뿐입니다. 자기의 모습과 목소리를 가지고 이웃의 모습과 목소리를 만날 수 있는 사람을 우리는 진리의 사람이라고 부를 것입니다.
- 이학권 목사 (뉴욕 새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