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지니… (?)
나의 하루 일과는 "주인님, 6시 입니다."라는 아리따운 목소리가 지하실에 설치되어 있는 컴퓨터 서버의 작동으로 침실의 사방 벽을 덮고있는 벽지처럼 얇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소리를 들으며 시작된다. 나는 하품을 입이 찢어져라 하며 "커피한잔 할까?"라고 말하면 내 목소리를 알아듣고 내 취향에 가장 알맞은 커피가 부엌에서 만들어진다.
천장에서 72인치짜리 스크린 TV가 조용히 내려오며 하루의 스케줄이 중요한 일 순으로 나온다. "연락온건?"하고 말하면 밤새 도착되어있는 각종 E-Mail을 미리 프로그램 해놓은 아리따운 목소리가 낭독을 해 내려간다.
그날의 뉴스와 메시지를 들으며 이를 닦고, 샤워를 하려고 샤워장의 문을 열면 내가 원하는 온도의 물이 쏟아져 내린다.
꿈 같은 얘기지만 요즘 연구중이고 곧 시중에 나올 각종 신기술과 신제품들을 살펴보면 머지않아 이루어질 수 있는 사실을 꾸며본 얘기다.
PC가 이젠 가족들의 모든 정보제공과 연락망의 역할은 물론 오락과 가전제품들을 컨트롤 해서 집을 자동화 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인텔사에서 연구중 인 것은 "no-new-wires"라는 기본 관념을 갖고 더 이상 복잡하게 새로운 네트웍 망을 깔지 않고 기존의 전화선, 전기선, TV케이블선, 라디오 전파 등을 사용해서 집안 전체를 관리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IBM의 연구진은 집 전체를 관리하는 컴퓨터를 지하실에 설치하고 모든 가전제품들을 주파수에 맞춰 조정하는 방법을 연구중이다. 그 첫 단계로 'Home Director'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서 집안의 전기불과 가전제품을 라디오 전파로 조정하는 제품을 소개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사를 빌게이츠와 함께 창업한 폴알렌은 ShareWave라는 회사를 설립, '무선 가정 네트워크'시스템 개발을 위해 이미 자금을 마련한 상태에 있다.
그 외에도 Intelogis, Data General 등 신진 세력들이 미래의 자동화된 집을 설계하기 위해 한곳에 뛰어들었다.
"주인님, 오늘 하루도 얼마나 힘드셨습니까? 안녕히 주무세요."라는 소리와 함께 내가 좋아하는 케니G의 음악소리가 고요히 울려퍼지는 가운데 나는 새로운 내일을 기대하며 꿈나라로 떠난다. 그날 밤 나는 요술장이 지니와 같은 컴퓨터의 메모리를 두배로 올려주고는 흐뭇해하는 꿈을 꾸었다.
-박광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