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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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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장 선한 사람

    가브리엘 마즈세르의 희곡 가운데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 매혹적인 젊은 여성이 누구의 눈에도 신통치 않은 못난 남자하고 결혼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남자는 모두가 자기를 멸시하는데 뭇 남자들의 우상같은 존재인 그 여자가 자신과 결혼해 준 사실을 고맙게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열등 의식으로 인해 그 여자의 결혼의 동기를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그 여자에게 고통을 주고 싶다든지 꼬집어 주고 싶다든지 하는 야릇하고 못된 심정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이를 안 아내는 그 열등 의식을 고쳐 주려고 했습니다. 남편의 열등감을 고쳐 보려는 선의를 지닌 것입니다. 그녀는 자기 자신도 남편과 마찬가지로 열등감이 있음을 나타냅니다. 순수한 사랑이 거부당하는 수모와 열등감과 불만을 남편에게 보입니다. 이런 방법으로 남편의 열등감을 고척 보려고 한 것입니다. 그러나 남편은 아내가 열등감이 있는 척하여 자신을 고치려고 하는 것을 보고 그 아내를 천사처럼 생각하기보다는 그 순수한 사랑을 학대하고 짓밟고 모욕했습니다. 결국 거듭되는 악순환 속에서 아내는 나갈 길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다른 남자에게 도망을 가 버린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한 편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인간의 선의지(善意志)라는 것에는 한계가 있으며 이기적인 것임을 알게 됩니다. 하나님의 편에서 볼 때에는 어떠한 사람의 선도 자랑할 만한 것이 되지 못합니다. 성경은 인간의 선이란 때묻은 의복과 같다고 했습니다. 또 의인은 한 사람도 없으며 만물 중에 가장 부패한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고 했습니다. 톨스토이는 제일 흉악한 사람은 자기를 악하지 않고 선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적당하게 악한 사람은 내가 별로 악하지는 않지만 별로 선하지도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세상의 성자들은 '아 ! 나는 죄인의 괴수다. 오 ! 괴로운 사람이다'라고 하며 참회록을 씁니다. 이 말만 보더라도 자기 마음이 착하다고 거들먹거리는 인간일수록 착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세리는 멀리 서서 감히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 보지도 못하고 다만 가슴을 치며 가로되 하나님이여 불쌍히 여기옵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하였느니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 사람이 저보다 의롭다 하심을 받고 집에 내려갔느니라 무릇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 하시니라(눅 18 13,14)

    미쁘다 모든 사람이 받을 만한 이 말이여 그리스도 예수께서 죄인을 구원하시려고 세상에 임하셨다 하였도다 죄인 중에 내가 괴수니라(딤전 1 :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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