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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 중의 꽃”

    -꽃처럼 사는 인생, 꽃을 보라-

    름이 무르익는다. 초여름 숲 속에 찔레꽃 향기가 닥나무 구름 꽃 위에 무지개로 수놓아 흐른다. 산에도 들에도 숲 속에도 바닷가에도 이름 모를 꽃들이 피어 있다. 세상이 아무리 혼탁하고 어지러워도 꽃을 보면 알 수 없는 용기와 비전이 피어난다. 꽃을 보면 마음속에 즐거운 미소가 피어나고, 막혀 버린 듯 답답한 가슴에 기쁨의 순수한 샘을 흐르게 한다.

    꽃을 피어내지 않는 흙이 있다면 그 땅은 죽은 흙이다. 꽃을 보고도 아무런 감흥이 일지 않는 사람은 그 마음이 근심 걱정 거짓에 포로로 사로잡혀 있는지도 모른다. 꽃을 보면 인생이 보인다. 꽃 없는 세상, 꽃 없는 나라, 꽃 없는 산과 들이라면 얼마나 세상이 답답하고 마른 나무토막 같은 거친 사막이 될 것인가. 

    화투작에 그려진 흑사리꽃, 목단, 매화, 난초, 광 사꾸라, 시월 단풍밖에는 모르고 살다가 미국에 와서야 일년 열두 달 절기마다 꽃으로 축하와 슬픔을 나누는 꽃 법석을 보면서, 꽃이 주는 기쁨과 사랑과 위로가 무언의 대화를 나누고 있는 강렬한 대화의 배달자임을 깨닫고 있다.

    2월 발렌타인에 장미꽃, 4월 부활절에 백합꽃, 5월 어머니날에 카네이션과 현충일이 있는 5월말 붉은 퍼피꽃, 6월에 다시 아버지날에 카네이션, 11월 감사절에 과일과 곁들인 국화 꽃바구니, 12월 성탄절에 포인세티아….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도 산모실에 꽃바구니를 들고 가고, 사람이 죽어도 장례식 조문 위로화를 들고 간다. 개업을 해도 꽃이나 기념수를 들고 간다. 기념 연주회, 졸업식에도 해마다 몇 주년 축하 행사에도 꽃을 들고 간다. 공항에 귀빈이 와도 꽃을 가지고 가고 떠나는 귀빈에게도 꽃을 안겨 보낸다.

    두 사람이 한 몸을 이루는 결혼식은 온통 꽃으로 장식되고, 신부는 꽃을 들고 꽃잎 뿌려진 꽃길을 밟고 입장을 한다. 부모님 묘소를 갈 때도 꽃을 안고 간다. 가족의 생일에도 결혼기념일에도 꽃이 없으면 쓸쓸하다. 나라마다 국기(國旗)가 있듯이 국화(國花)가 있다. 미국은 주마다 주화(州花)가 있다. 

    꽃이란 가장 속임 없는 언어다. 생긴 대로 풍겨나는 품성의 향기다. 꽃은 이름 없는 생물의 생명 신기록이다. 꽃을 피우고야 말겠다는 집념의 기록이다. 노래나 시의 사연은 꽃을 연결하여 표현한다. 꽃은 제마다 꽃말을 가지고 있다. 꽃 따라 전설도 꽃이 피는 사연도 있다.

    온실문화 속에 계절을 잊어버린 꽃들이 1년 열두 달 피어 있을지라도, 꽃은 제철에 제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 요즈음 한국의 이미지는 화려한 백화점문화와 강남의 호화스런 혼합문화로 옛날과는 달라지고 있을지라도 한국인의 정서는, 초가 지붕 위에 수줍은 듯 청초하게 피는 박꽃, 외로운 사람의 어두움을 달래주는 달맞이꽃, 가는 세월 아까워라 코스모스, 가슴에 맺힌 한을 애써 숨기며 피고야 마는 동백꽃, 격랑의 파도소리를 달래 주는 해당화, 그리고 도라지꽃, 피고 터지는 봉숭화꽃의 나라의 모습을 그리고 싶다.

    남국에 피는 열대성 꽃들, 북반부 사계절에 피는 꽃, 고산에 피는 꽃, 습지에 피는 꽃, 화려한 꽃, 청초한 꽃, 제 모습을 뽐내는 꽃, 수줍게 피는 꽃, 아무도 모르게 깊은 산 속에서 홀로 피었다 지는 꽃이 있다.

    몇 해 전 고국을 방문해 아파트 베란다마다 가꾸고 있는 동양란을 보고, 잊어버린 고국의 서당 붓글씨 향수(鄕愁)가 솟아났다. 동생 집에서 두 그루를 가져와 아무리 정성 들여 물을 주어도 미국으로 건너 온 줄 알았는지 한 잎 두 잎 시들고 말았다. 3년 전에 다시 두 그루를 가져와 키웠다. 올해 2월 어느 날 아침 자고 일어나니 온 집안에 전에 없던 향기가 맴돌고 있었다. 향기의 출처를 찾아 가보니, 동양란 한 송이가 피어 있었다. 5년 만의 성취의 꽃이다. 나도 모르게 스미는 눈물을 훔치며 온 집안 식구들에게 알렸다. 온 집안이 축제의 기분에 쌓인 날이었다. 올해 우리 집에 큰 경사가 날 것 같다.

    꽃은 아무리 보아도 창조주의 신묘한 신비에 속한다. 흙 속에 숨어 있는 색의 비밀을 온 천하에 알리는 화가 중의 화가다. 꽃을 자주 보면 체내에 엔돌핀 호르몬이 왕성해져 면역성이 강해진다고 한다.

    ‘무궁화’는 우리 나라 꽃이다. 그 모습이 화려하지도 않으면서 밝고 기상이 넘치는 꽃이다. ‘꽃 중의 꽃 무궁화꽃, 삼천만의 꽃’이다. 그러나 이제 일천 오백만의 꽃이다. 북한의 꽃 함박꽃이 ‘목란(木蘭)’으로 명명되어 이제 두 개의 국화(國花)가 되었다. 남쪽 무궁화의 은근과 끈기 개방적 활달성이 북녘 한복 차림의 함박꽃이 서로 어울려 칠천만의 꽃이 피기를 소원해 본다. 국화 옆에서… 한 송이 통일 꽃을 천둥번개 먹구름 속에서 기다리고 있다. 무궁화와 함박꽃이 접목되면 ‘무궁란(無窮蘭)’ 새 꽃이 필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평양 가는 길가에 ‘무궁란(無窮蘭)’-통일의 꽃-이 만개해 있으면 좋겠다.

    꽃 중의 꽃은 인생 꽃이다. 한번 피고 지는 꽃처럼 한 인생도 피고 진다. 아름다운 인생의 향기와 기어이 어디서나 피고야 마는 성취 인생이, 꽃처럼 활짝 웃고 피어나기를 바란다. 꽃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다 바쳐 꽃을 피운다. 나무도 가지고 있는 모든 진액을 다 바쳐 한해의 나이테를 두르고 더 높이 더 넓게 자란다. 생물의 성장에 기록을 갱신한다.

    생명 활동이 왕성한 이 여름에 신기록을 갱신하는 인생 꽃 계절이 되기를 바라고 싶다. 올해는 서로가 서로에게 더 많은 꽃 마음을 주고받는 2000년 꽃 해가 되면 좋겠다.

    -예수프론트라인 : 강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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